g:colon book2014.08.04 10:03

타이포그래피 인 뉴욕: 거리에서 만난 디자인

CENTRAL PARK

                                                     글_오성수, 나재휘

 

 

센트럴파크는 1857년에 개원한 맨해튼의 중심에 있는 도심형 공원이다. 비록 인공적으로 만든 공원이지만, 15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조성된 자연은 명실공히 맨해튼의 허파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맨해튼 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자연의 모습이 살아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조깅이나 산책을 즐기는 미국인들의 특성상 시간에 구애 없이 언제나 운동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센트럴파크 내에 위치한 광장에서는 각종 행사나 공연이 언제나 줄을 잇고 있으며, 길거리 예술가들의 퍼포먼스 등이 많아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로 꼽힌다. 특히 영화나 TV 등에 자주 조명되어 뉴욕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큰 규모의 공원인 만큼 안내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며, 자연물의 곡선과 어울릴 수 있는 산세리프체와 나무나 흙을 연상시킬 수 있는 그린과 브라운 계열의 색상이 주로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늦은 시간에는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조명이 있는 사인물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돌과 대리석, 금속 패널에 새겨진 글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살펴볼 수 있다.

 



5번 애비뉴와 67번 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에 있는 버스정류장 인근의 노점상에서는 그 유명한 뉴욕 핫도그를 판매하고 있다. 1~2달러의 아주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빵에 작은 소시지를 올리고 케첩을 조금 뿌려주는 것이 전부이니 큰 기대는 하지 말 것. 파라솔 위에 메뉴정보가 아닌 ‘KEEP PARK CLEAN’이라고 쓰인 것이 눈에 띄는데, 헬베티카Helvetica를 사용해 안정적이고 단호한 느낌으로 그 내용을 전달해 주고 있다. 여기서 쓰레기를 마구 버렸다간 덩치 큰 미국인에게 혼이 날 것만 같다.

5th Ave. and W 67th St., NY 10023

 

 

센트럴파크 동쪽 입구의 안내판. 클래식한 세리프체인 보도니Bodoni의 날카로운 세리프와 본문을 중앙정렬하여 생긴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뭇잎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나뭇잎이 본문을 덮고 있어 내용을 확인하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치운다든지 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을 봐서 모두 파트너십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5th Ave. and W 67th St., NY 10023

 

 

구겐하임 미술관 맞은편에 위치한 센트럴파크 동쪽 입구에는 뉴욕의 95대 시장 존 퓨로이 미첼John Purroy Mitchel의 기념비가 화려한 모습으로 장식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검정 배경에 금빛으로 만들어진 흉상과 세리프체로 새겨놓은 그의 이름으로 보아 그가 뉴욕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2 E 90th St., NY 10128


센트럴파크의 이스트 드라이브에 있는 교통표지판. 미국에서 사용하는 속도 단위는 마일mile이기 때문에 킬로미터로 바꿔보면 제한속도 40km/h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공원이나 대학교 내의 제한속도가 30km/h 정도임을 고려하면 의외로 제한속도가 높은 편이다. 인터스테이트체로 쓴 ‘25’라는 숫자가 복고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미국스러움을 물씬 느끼게 해준다.

East Dr., NY 10024

 

 

전문적인 디자이너가 아닌 인부들에 의해 거칠게 만들어진 타이포그래피도 종종 매력 있게 다가온다. 도로 바닥에 써넣는 서체이니만큼 시점에 의해 왜곡되는 모습을 이용해서 작업하였는데, 헬베티카의 모습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East Dr., NY 10024

 

 

센트럴파크 곳곳에서는 전화로 오디오 가이드를 받는 방법이 적힌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다. 전화를 걸면 폭스TV 뉴스앵커인 존 스토셀John Stossel의 목소리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안내문은 공원 내의 자연물과 잘 어울리게 차분한 느낌의 녹색과 흰색을 이용해 디자인했으며, 전화번호 뒤에 붙는 다이렉트 넘버는 배경영역을 지정하고 문자와 반전시킨 음각으로 표현하여 눈에 쉽게 띄게 했다. 사진에 나와 있는 발토Balto는 썰매견의 이름으로, 1925년경 알래스카에 발생한 디프테리아의 혈청을 운반하여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5년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질 만큼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전설적인 썰매견이다.

65th Street Transverse, NY 10065

 

 

발토의 이름이 적힌 현판이 보인다. 여기에 쓰인 서체 사봉Sabon은 1967년 거장 얀 치홀트Jan Tschichold가 평생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완성도 높은 세리프 서체이다. 가라몬드를 베이스로 작업하였으며, 세리프를 단순화하여 정돈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날카로운 마무리를 가지고 있다. 인쇄비용을 절감하고 가독성을 높인 본문 서체로 1960년대에 많이 사용되었다. 가라몬드의 특징 중 하나인 겹쳐진 ‘W’가 보여주듯, 우아한 서체로서의 매력 또한 놓치지 않은 우수한 서체이다.

East Dr., NY 10024

 

**글의 전문은 『타이포그래피 인 뉴욕: 거리에서 만난 디자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오성수

홍익대학교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그룹인 퍼블리시스Publicis에서 8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홍익대학교 IDAS와 동아대학교에서 디자인 강의를 했으며, 현재 대한민국 디자인전람회 추천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나재휘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및 영상대학원에서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과 인터랙션

디자인을 공부했다. 2007년 강남 미디어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공공디자인

과 UX 관련 직종에서 근무했으며, 디자인 기획과 미디어 아트 전시 및 프로젝

트에 다수 참여하였다.

 

Posted by 지콜론북 G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