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뉴스2011.08.02 11:36
g: Exhibition 


지나칠 수
없는


변하지 않는 일상의 한 순간, 비워진 공간의 긴 여운. ‘어떤 시간’들을 담은 두 개의 전시.

에디터 박현진







<키리카에 Kirikae>전


일본 사진계의 거장 타쿠마 나카히라의 사진전이 8월 28일까지 한남동 꼼데가르송 한남 Six에서 열린다. 1938년생인 타쿠마 나카히라는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지만 일본 근대사진사를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전설적인 사진작가로, 수많은 일본 동시대의 사진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나카히라의 개인전으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그만의 감성으로 담아낸 최근작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작가가 직접 오사카 지역을 걸어 다니며 작업한 것인데,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오브제들을 기록하듯 포착했지만 전형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과는 다른, 날 선 강렬함을 느낄

수 있다. ‘키리카에(Kirikae, self-renewal)’는 ‘자기변환’ 또는 ‘끊임없이 변하는’이라는 뜻이다. 타쿠마 나카히라는 “사진이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선입견 또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중개자로서 관람자로 하여금 관람자와 사진 사이에 어떠한 사건과 질문을 가지게끔 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관람자들이 ‘자기변환’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있는 것을 찍은 사진이지만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이미지가 없다. 또 인화지를 핀으로 고정시켜 모자이크처럼 나열한 전시 방식 또한 인상적인데, 인공적인 프레임에 이미지를 가두고 싶어하지 않은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싱싱한 에너지가 넘치는 역동적인 이미지들을 마주하다 보면, 이미 전설이 되었음에도 멈추지 않는 작가의 열정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어쩌면 그것이 작가가 의도한 ‘키리카에’의 첫 단계일지도 모르겠다.







<Empty Space>전


그래픽디자이너 서동주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들이 오는 9월 2일까지 닻프레스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30종목의 스포츠 경기장을 소재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은 경기가 끝난 후 텅 빈 경기장을 미니멀하게 표현한 것이다. 닻프레스에서 발행한 핸드바인딩으로 마감된 작품집은 지난달 상상마당의 ‘어바웃 북스’나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만나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아카이벌 프린트의 개별 작품들을 갤러리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정해진 규격과 수치로 설계된 스포츠 경기장에 점처럼 놓여진 장비들이 함께 어우러져 점, 선, 면이 만들어낸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전시 작품 외에도 작품집, 디자인엽서,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작업의 형식적 변주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전시 제목처럼 ‘빈 공간’을 그린 것이기에 담긴 그릇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 되는 걸까. 직접 가서 눈으로, 손으로 확인해보자.






Posted by 지콜론북 G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