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뉴스2011.06.03 14:48

KT&G 상상마당 시네마 음악영화제 포스터
디자인사 브루더(Bruder)가 일을 냈다. 상상마당의 네 번째 음악영화제 포스터를 제작하느라 홍대 앞에서 거의 난장을 친 것. 홍대여신 요조와 뮨샤이너스의 보컬 차승우, 영화평론가 허지웅과 영화감독 김종관 등 4인의 영화제 홍보대사들이 술병을 든 채 ‘찌라시’를 돌리며 홍대 바닥을 뒤집어놨고, 그 과정을 담은 사진은 총 4 종의 기막힌 포스터로 완성되었다. 에디터 이상현




>> 메인 포스터



KT&G 상상마당 시네마의 정기 영화제인 ‘상상마당 음악영화제’가 4회를 맞아 쇄신을 감행했다. 겨울이었던 시기를 여름으로 앞당기고 훨씬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한바탕 어울려 즐기는 여름 축제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제의 변화를 단박에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포스터다.

부르더의 정규혁 실장이 제작한 이번 포스터는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깊숙이 참여, 오랫동안 묵혀 있던 열정을 자유롭게 발산하며 만들어졌다고 한다. 티저 포스에서부터 메인 포스터, 홈페이지용 배너, 현수막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디자인한 것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이번 음악영화제 포스터의 키워드로 각각 ‘홍대 앞’, ‘영화’, 그리고 ‘음악’을 꼽는다. 먼저 제작된 티저 포스터는, 새롭게 디자인한 E.I를 마치 포장지처럼 패턴화한 바탕 위에 홍대 앞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래피티를 연상시키는 손 글씨로 ‘10days of summer’라는 영화제 슬로건을 휘갈기듯 적어 내렸다. “시위 현장의 피켓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마치 축제 현장 같더군요.” 더욱 재미있는 건 마치 스티커처럼 숫자 ‘10’에 부칠 수 있는 4종의 캐릭터. 각각 ‘레이디 마를린 몬로 가가’, ‘마스터 스티브 요다 원더’, ‘알프레드 키스 히치콕’, ‘존 조커 레논’이라는 이름을 단 캐릭터들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음악과 영화의 만남을 재치 넘치게 풀어낸 정규혁의 역작이다. “그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존 조커 레논이에요. 평화를 상징하는 존 레논이 알고 봤더니 고담 시의 악당 ‘조커’의 ‘덕후’였다는 거죠. (웃음)” 지난 전주영화제에서 먼저 깜짝 선보인 이 스티커 4종은 배포 즉시 전량이 동이 날만큼 높은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 티저 포스터


공들여 만든 포스터가 반짝 그치는 게 아쉬웠는지 정규혁은 티저 포스터를 메인 포스터에도 사용했다. 요조, 차승우, 허지웅, 김종관 등 4인의 홍보대사들이 티저 포스터를 들고 홍대 앞을 활보하는 광경을 거의 도큐멘트처럼 사진으로 기록했다. “대개 영화제 홍보대사들은 얼굴마담인 격이잖아요. 홍보대사들에게 진짜 일을 맡긴 거죠.” 사실 이 홍보대사를 누구로 정할지부터 브루더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한다. “홍대 앞과 어울리는 사람, 음악이나 영화와 결부된 인물이어야 말이 되잖아요.” 그렇게 엄선된 홍보대사들은 브루더 사무실에서의 술판을 시작으로 거의 제집 안마당인 듯 홍대 앞의 랜드마크라 불릴 수 있는 곳곳(놀이터, 곱창골목 등)에서 난장을 쳤다. 직접 홍보물을 전달하며 기꺼이 사람들과 어울렸던 과정은 B컷만 수십 장일 정도로 재미있는 사진을 완성했다. 고르고 고른 4컷을 메인 포스터로 정했고, 드물게 가로 판형이다. “실험과 시도를 넉넉하게 받아주는 클라이언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물이죠.”



>> (왼쪽부터) 웹용 메인 포스터, 폐막식 공연 포스터, 현수막


클라이언트의 배려는 디자이너를 춤추게 하는 법. 정규혁은 내친 김에 폐막식 공연 포스터까지 단박에 완성했는데, 공연에 참여하는 3인의 가수들이 ‘레이디 마를린 몬로 가가’와 ‘마스터 스티브 요다 원더’와 함께 숫자 10을 가리키며 포스터에 등장한 모습이다. “모 영화제 포스터를 만들었을 때가 기억이 나네요. 스스로 만족해서는 현장 반응이 어떨까 은근히 기대하고 갔는데, 너무 썰렁한 거에요. 그때, 그래픽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해도 사람들과 교감하지 않는 포스터는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번 KT&G 상상마당 시네마 음악영화제 포스터는 그런 맥락에서 무척 마음에 들어요. 관객들도 신나게 즐겨줬으면 좋겠어요.”

그의 바람대로 이번 음악영화제는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음악영화는 물론 페스티벌의 생동하는 기운을 스크린에 수놓을 작품들, 세계 최고의 음악영화 감독들의 작품들, 음악과 영화를 아우르는 셀러브리티가 객원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테이스터스 초이스 섹션까지 열흘 간의 여름 동안 펼쳐진다. 홍대의 낮과 밤을 부드럽고 강렬하게 감싸 안을 ‘데이 앤 나잇 콘서트’도 홍대 KT&G 상상마당 야외 무대와 라이브홀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Posted by 지콜론북 G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