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2011.08.05 11:08

g: Designer


감성을

디자인하다

이지홍


에디터 유인경 ㅣ 디자인 나은민

각종 정보가 범람하는 ‘스마트 미디어’ 세상이다. 기술과 사람, 정보와 사용자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의 창구를 만들어내는 인터랙션 디자이너(Interaction Designer)의 역할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막상 철저히 사용자, 즉 ‘사람’의 입장을 고려한 디자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SK communications BX팀의 이지홍 디자이너를 만났다. 휴머니즘이 바탕이 된 감성적 디자인으로 개인과 개인이 만나 인사하고 웃고 마음 나눌 수 있는 ‘World’를 꿈꾸고 만드는 디자이너. 수많은 인터랙션 디자이너 가운데서도 그가 특별한 이유는 디지털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이지홍

Interaction Designer. ㈜ SK communications ‘Brand Experience Team’ 과장. 대학에서 공예 디자인을 전공했고 전반적인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시각디자인을 복수 전공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래픽 디자인 쪽으로 시야를 넓히게 되었다. SKcommunications 입사 후엔 네이트온 아이콘, 싸이위젯, 싸이지도 등 MobileApp Design을 시작으로 Application Design, Brand Design 등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SNS 전반에 관여하며 ‘감성 디자인’의 미학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현재 싸이월드 아이패드용 버전을 개발 중에 있으며 MTV와 함께하는 싸이월드 드림페스티벌 Event Identity와 애플리케이션 작업을 진행 중이다.

www.deplotter.com 

e-mail ez1977@nate.com






SK communications (이하 ‘SK컴즈’)의 인터랙션 디자이너로서 BX(Brand Experience)팀을 이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Brand Experience’란 요즘 기업들 사이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말한다.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서는 서비스 자체를 브랜드 경험이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브랜드 이미지를 마케팅 하기 위한 온오프라인의 포괄적인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네이트나 싸이월드의 전체적인 브랜드 가이드와 공통 모듈, 신규 서비스의 외부와 내부 행사 디자인을 맡아 총괄하고 있다.

 

대학 졸업 전의 경력이 흥미롭다. 공예품 쇼핑몰, 수입의류 쇼핑몰, 웹 에이전시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얻은 것은 무엇인가

우연한 기회에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선배가 하는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터에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에 관심이 생겨서 수입의류 쇼핑몰과 인테리어 소품 쇼핑몰을 했었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몰이 많이 확산됐지만 그 당시엔 조금은 생소했던 시장이라 잘 되진 못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디자인(Social commerce design)을 통해서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법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잃은 것 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던 기회였다. 다행히 학비도 내 힘으로 벌 수 있었고. 당시 학교를 다니면서 저녁엔 회사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잦아 무척 힘들고 고됐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다양한 경험이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공예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현재는 미디어 관련 디자인을 하고 있다.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분야를 전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판화나, 점토 같은 것들로 뭔가를 만들며 노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조형적인 작업에 매력을 느껴 공예 디자인을 선택하게 됐고 그 후에 방향을 바꿨다기보다는 매체가 바뀌었을 뿐 디자인 요소들을 가지고 조형적인 작업을 하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 방향을 바꾸게 된 직접적 계기를 준 매체는 플래시였다. 하이퍼링크로만 연결되던 시기의 웹에서 플래시의 등장은 나에게 새로운 인터랙션 경험을 하게 해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체험을 계기로 공예를 전공하면서도 산업의 전반적인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돼 시각 디자인을 복수 전공하게 됐다. 그 후엔 자연스레 그래픽 디자인 쪽으로 시야가 넓어졌고 이후 교육기간을 통해 배우거나, 선배들의 디자인 회사를 다니면서 실무를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공예 디자인은 자기만의 주관적 예술이고 그래픽 디자인은 상업적인 디자인으로, 전혀 다른 분야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것은 분야와 관점의 차이일 뿐 대중에게 미적인 아름다움과 기분 좋은 느낌을 전달하고 경험하게 한다는 목적성은 같다. 물론 각 분야마다 그 특색에 따라 특별한 부분들이 더 트레이닝 되기도 하는데 공예 디자인의 경우 화려한 기교와 스킬에 의존하기보다는 작품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나는 공예 디자인을 전공한 것이 지금 디자인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얼마 전 싸이월드 아이패드 버전을 1차 완료 후 개발 중에 있다. 지금은 MTV와 함께하는 싸이월드 드림페스티벌 Event identity와 어플리케이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패드) 환경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래도 사용자에게 익숙한 컴퓨터 상의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동일한 사용성 면에서 최적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인 것 같다. 싸이월드의 경우, 복잡한 인맥구조와 기능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비해 간단한 스마트폰(패드) 환경에서 그것을 재현하고 풀어내는 방법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마우스 방식이 아닌 터치 방식이라는 제약과 iOS와 Android 두 OS간의 환경에 맞춘 새로운 아이디어와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싸이월드의 복잡한 구조(인맥관계 등)와 기능을 스마트폰(패드)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해낼 수 있었나

우선 OS별로 규정하고 있는 HIG(Human Interface Guidelines)를 토대로 기존 서비스의 사용성을 각 디바이스(Device)에 맞게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에 따라 컴퓨터 상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싸이월드가 가진 감성성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구조적으로 방대한 콘텐츠와 메뉴, 카테고리, 복잡한 인맥관계와 소식들, 이 모두를 작은 공간 안에 담아내야만 했기 때문에 프로토 타입(Prototype) 테스트가 필요했다. 기획팀과 개발팀 간에 의견 정리와 통일된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선 선행되어야 했던 작업이었고 결과적으로 그러한 과정을 통해 더욱 빠른 진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콘은, 말 그대로 어떤 세계로 들어가는 문, 즉 다양한 정보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안내자라고 할 수 있다. 아이콘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고, 최종적으로 탈락되는 디자인들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가장 먼저, 어떤 방식의 아이콘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직관적인 메타포(metaphor)를 활용한 아이콘이 대부분이지만, 필요에 따라 은유적인 메타포를 통해 만들기도 한다. 그것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서비스나 디자인에 맞게 아이콘의 스타일을 만든다. 이런 두 가지 과정을 거치는 동안 방식이나 스타일이 서비스의 콘셉트나 디자인에 맞지 않는 경우 그 아이콘 시안은 탈락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하나의 완성된 아이콘을 보게 되지만 작업자들 손에서는 많은 아이콘이 그려지고 테스트 된다. 싸이월드의 경우 서비스 자체의 감성적인 부분을 극대화하기 위해 은유적인 메타포로 제작했는데, 기본형과 데이터 정보형 두 가지로

작업이 되었고 아이콘을 클릭했을 때 다른 메시지를 주는 복합적 형태를 가지도록 디자인했다.

 

인터랙션 디자인 또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정보 디자인에 속한다. 작업할 때, 콘텐츠와 그래픽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디자이너로서 그래픽에 욕심을 갖고 그쪽으로 치중하게 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그래픽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한 경우가 더 많다. 기본적인 속성이 ‘List + View’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콘텐츠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사용자가 사용하기 더 편리하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래픽을 많이 사용한다. 사용자의 콘텐츠가 없어서 빈 화면이 생기는 경우 그래픽을 활용해서 해당 서비스의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비스 환경과 목적에 따라 콘텐츠와 그래픽이 서로 상호보완적 기능을 하도록 디자인한다.


 

 

스마트폰의 싸이월드 홈 디자인을 할 때 초안 스케치 한 것을 봤다. 온라인 상에서 거의 그대로 구현된 것이 놀라웠다. 사실 스케치 작업을 하는 것도 의외다. 요즘 같은 세상에

학생일 때부터 항상 스케치를 해왔고 지금까지도 작업을 하기 전 계속 스케치를 시작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나 개인의 방법적인 부분이 아닌, 디자이너들에겐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코스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간혹 마우스와 태블릿으로만 작업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스케치는 그들도 다시금 접했으면 하는 시작점이라고 생각된다. 스케치 없이 마우스와 태블릿으로 시작을 하게 되면 기본적인 소스나 형태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지게 되니까. 그리고 손으로 스케치를 해나가다 보면 그 속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그림을 더 구체화 시킬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고집스럽게 스케치를 먼저 한다. 동료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도 꼭 스케치하는 습관을 갖길 당부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싸이월드 홈 디자인이 계절별, 시간대별로 바뀌는 것을 보고 ‘감성적’이라 생각했다. 정보와 디자인에 감성을 버무릴 생각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매일 보게 되는 화면을 똑같은 배경의 딱딱한 시스템 화면으로 만들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WORLD’라는 콘셉트를 통해 생명력 있는 감성과 이야기의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시간개념이었고 그래서 사용자가 접속하는 시간에 따라 낮과 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같은 선상에서 한 단계 나아가 시즌 별로 변하는 계절도 보여줄 수 있었다. 계절과 밤낮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미니미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많이들 눈치채지 못한 것도 있는데, 사실 아이폰 홈 화면에 숨겨놓은 팁이 있다. 아이폰의 경우, 사용자가 홈 화면에 접속할 때마다 StatusBar에 싸이월드 얼굴이 뜬다. 이것은 누군가 집에 왔을 때 반겨주는 것처럼 싸이월드 홈 화면에 사용자가 접속했을 때 반갑게 인사를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특별한 기능은 아니더라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주는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는 일상에서 사물을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Eye-Tracking 방식을 구현해서 전화 단말기의 움직임에 따라 홈 화면의 아이콘들이 움직이도록 디자인했다.

 


최근 네이트온 초기화면이 좀 복잡해진 것 같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선 사용자에게 조금 불편하더라도 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사용자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 될 수도 있는 건가

물론 디자이너로서 사용자 중심의 미니멀 디자인으로 서비스의 주요 과업만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욕심은 있다. 하지만 수익구조를 만들어내야 하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획팀과 마케팅팀 등의 유관부서들과 항상 조율을 하는데, 디자이너의 생각이 잘 반영될 때가 있고, 상황에 따라 반영이 어려울 때도 있다. 이러한 온라인 ‘생태계’에서, 사용자 중심과 수익구조라는 양극단의 요소의 접점을 찾아 나가는 것이 서비스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 딜레마인 것 같다.






- 작업 전 디자인 스케치. 요즘은 점점 마우스와 태블릿으로 초반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스케치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자칫 사각 프레임 안에 갇힌 기본적인 소스나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사고의 확장을 위해선 반드시 스케치 작업을 거치는 것이 좋다.


- 싸이월드 애플리케이션의 대표 화면들. 스케치 작업이 그대로 화면 상에 구현된 모습이다. 기존의 아이콘이 대부분 직관적인 메타포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스마트폰 싸이월드 홈의 아이콘들은 은유적 메타포를 통한 것으로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 콘텐츠가 없는 사용자들을 위한 배경



- 시간과 계절에 따라 자동적으로 변하는 스킨. 감성 디자인’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예. 가상의 공간에도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시간개념’을 도입해 리얼리티를 살려줌으로써 사용자에게 친숙함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계절과 밤낮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미니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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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기사는 <지콜론> 8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지콜론북 G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