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디자인2011.07.28 17:45


*지콜론 여덟 번째 세미나의 강연자 현태준 작가의 공간이야기



g: Space
세상의 모든 잡동사니 뽈랄라 수집관

 

“하나 하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특별히 애착 가는 장난감이 있나?”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무엇을 얻어갔으면 좋겠나?” 수집과 공간의 의미를 캐내려는 질문들에 “그런 거 없다”고 일축하는 뽈랄라 수집관의 현태준 작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와서 시시덕거리다 갔으면 좋겠다”고. 그럼에도 철학은 슬그머니 흘러나오고 있었으니, 그 곳은 쿵푸 팬더 스타일로다가 ‘헐렁 벌렁’한 무림 고수의 공간이었다.
에디터 박선주  사진 박현진





뽈랄라수집관 @pollalla
http://cafe.naver.com/pollala 

sinsig@chol.com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4 B102호


 

국산, 중국제, 일제와 미제 장난감들 사이로 보이는 챕스틱과 TTL 소녀 뺏지. ‘팝아트와 장난감의 겨드랑이에 살고 있는’ 아트토이와 ‘전 세계 수집가들이 침을 질질 흘린다’는 초합금 시리즈 피규어. 실로폰과 ‘숙제장’. 『아내의 외출』과 『성숙한 유부녀』. 껌종이와 성냥갑, 우표. 그리고 우리가 어느 날 기억의 저편으로 흘려 보낸 연예인 사진들. 어디 이뿐이랴. 전 세계적인 취미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혹자는 옛날 것들만 있다고 하나 첨단 아트토이까지 거슬러오는 역사를 외국 나갈 것 없이 바로 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주인장 말씀의 진위 여부는 직접 확인하시길 바라며, 보증할 수 있는 것은 분류만 하는 데 1년이 걸렸다는 주장. “수집은 쉬운데 분류는 어렵더라.” 한 켠에 전시를 해놓고 작업을 하면 월세는 나오지 않을까 하여 연희동 작업실로부터 홍대 앞에 새로이 문을 열었는데, 이 공간을 차리는데 10년 치 월세가 들어갔고 잡동사니는 옮겨 와도 줄지를 않아 결국 혹 떼려다 혹 붙인 게 뽈랄라 수집관의 개관 스토리다. 추억과 향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랄까 이런 단어들을 기대하고 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 작가는 “그것도 맞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임금님 물건들이 어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려 거기 가져다 놓은 것이겠냐”고. 이 잡동사니들은 그 모든 이론과 감상에 앞서 우리의 아빠와 엄마, 삼촌과 이모가 손으로 만지작거렸던 것들이다. ‘우리 아빠가 얼마나 공부하기가 싫었으면 공부 잘하는 안경을 발명했을까’하며 한 세대가 웃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되는 것들.


파스타는 찍어도 저 사는 동네는 한 번도 찍지 않는 디지털카메라 왕국에서 경제의 논리 하에 재개발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골목길들, 그리고 연예인에 열광하다 정작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지나쳐 버리는 공허함 사이에서 이것들은 “하찮아 보이지만 하찮은 게 아니여”. 결국 잡동사니를 만지작거리다 보니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까 하는 문제에까지 와있었다. 잡동사니의 의미를 물었다면 그런 거 없다고 고개를 휘휘 저었을 그에게서 그럼에도 철학이 뚝뚝 묻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나이가 들면 자꾸 옷이 조여 든다고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하길래 옷이 줄어드는 걸 느끼는지 물으니 “나야 뭐 워낙 옷을 크게 입어서”란다. 뽈랄라 수집관의 ‘뽈랄라’는 헐렁 벌렁하게 살자는 의미다. 스스로를 가두는 인생철학은 접어 두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 헐렁하게 살다가 어느 날 그 곳에 찾아가서 시시덕거리다 보면 말이 필요 없이 느껴지는 무언가를 만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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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콜론북 G콜론